이화여대 졸업생·재학생 700여 명은 4일 더불어민주당 김준혁 경기수원정 국회의원 후보의 ‘이대생 미군 성상납’ 등의 막말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대 졸업생·재학생들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 앞 계단에서 항의의 의미에서 검은 옷을 입고 ‘김준혁, 사퇴로서 사죄하라’ ‘역사 폄하 김준혁 당장 사퇴하라’ 등의 손 피켓을 들고 규탄 대회에 나섰다. 집회 현장에는 ‘역사와 진실을 왜곡하고 이화의 참된 가치를 훼손한 김준혁 후보의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쓰여진 녹색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이날 집회는 이화여대 졸업생들이 주축이 돼 자발적으로 열렸다.
이명경 총동창회장은 대표 발언을 통해 “이화 26만 동창의 명예를 훼손하고 이화의 역사를 모독한 김준혁 후보를 규탄한다”며 “후보 자신이 스스로 사퇴하길 바란다, 부끄러움을 아는 게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80대 선배가 손녀로부터 ‘할머니, 성상납 했어?’라는 질문을 받고 속상해서 동창회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다는 얘기를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여기저기서 졸업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가지겠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에 총동창회도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 후보는 이화의 역사를 깎아내렸을 뿐 아니라 재학생과 동창 모두에게 극심한 모욕을 주었다. 김 후보가 성평등을 지향하는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없음을 인정하는 명백한 증거”라며 “국민 분열을 조장하는 김 후보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퇴행시키고 있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이화 동창은 김 후보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강력히 요구하며, 사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앞서 김 후보는 지난 2022년 8월 14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전쟁에 임해서 나라에 보답한다며 종군 위안부를 보내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이라며 “미 군정 시기에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상납시키고 그랬다”고 발언한 것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이화여대는 지난 2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김 후보가 검증되지 않은 자료와 억측으로 본교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금이라도 자신의 발언과 태도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후보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