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중입자치료로 췌장암 잡는다, 생존률낮은 췌장암 생존률 향상되...

by 오이사구구 2024. 6. 28.
반응형

금웅섭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이 조정실에서 췌장암 환자의 중입자 조사 위치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세암병원

 



김모 씨(47·남)는 지난달 28일 연세암병원에서 췌장암 환자로서는 처음으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4회씩 3주에 걸쳐 중입자를 총 12회 조사하는 일정이다. 

이달 18일 마지막 회차를 채운 김씨는 “어디가 불편하거나 입맛이 없었던 것도 아니라 솔직히 (치료가 끝났다는 게) 실감이 나질 않는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씨는 44살 때인 2021년 췌장암 3기 진단을 받았다. 췌장은 명치 끝과 배꼽 사이 상복부에 위치한 소화기관의 일종이다. 각종 소화효소와 인슐린을 분비해 장내 음식물을 분해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뤄진 종양 덩어리를 통틀어 췌장암이라고 부른다. 90% 이상이 췌관의 외분비 세포에서 발생하는데 몸 깊은 곳에 위치하는 췌장의 특성으로 대부분 암이 생겨도 초기 증상이 없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율이 10% 이하로 매우 낮은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중앙암등록본부가 작년 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은 15.9%로 10대 암 중 가장 낮았다. 5년 상대생존율은 암환자가 5년 이상 생존할 확률을 추정한 값을 말한다. 

2017~2021년에 췌장암이 새롭게 발견된 환자가 5년 뒤 생존해 있을 확률이 6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췌장암은 처음 진단됐을 당시의 요약 병기에 따라 생존율 차이가 크다. 암이 처음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일 때 생존율은 47.5%지만 주위 장기나 인접한 조직 혹은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 시 21.5%, 멀리 떨어진 부위로 전이됐을 경우 2.5%까지 떨어진다.

췌장암도 가능하면 수술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진단 당시 췌장암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5% 내외에 불과하다. 수술이 가능해도 국소 재발율이 40~80%로 높다. 암세포가 인접 장기를 따라 퍼지는 속도가 빠른 것도 췌장암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씨는 진단 당시 종양이 복부 혈관을 둘러싸고 있어 수술이 어려운 상태였다.24차례나 항암제를 투여했지만 암이 더 진행됐다.

항암치료를 지속하던 중 중입자치료를 결정했다. 작년 4월 국내 처음으로 전립선암 환자에게 중입자 치료를 시작한 연세암병원이 1년 여만에 암종을 확대하면서 희망이 생겼다.

중입자 치료는 말 그대로 탄소 또는 헬륨과 같이 무거운 입자를 가속시켜 암세포를 죽인다. 연세암병원이 약 3000억 원을 투입해 들여 온 장비는 가속기(싱크트론)로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다음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암세포에 에너지빔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빔이 인체를 통과할 때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암조직을 지나치는 순간 에너지 전달이 절정에 이르렀다가 소멸되는 ‘브래그 피그(Bragg Peak)’ 원리를 이용한다. 이러한 물리적 특성 덕분에 암 주변 정상조직에는 거의 손상을 가하지 않고 강력한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중입자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질 않아 약 6000만~7500만 원의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전형 치료기 가동 소식에 췌장암, 간암, 폐암 환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췌장암 대기 환자만 60명 가까이 된다. 금 센터장은 “난치암 환자들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 아니겠냐”며 “항암 등 전통적인 치료법과 중입자치료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해 췌장암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반응형